中 전기차·태양광 기술력 한국 추월…TV·휴대폰·반도체도 턱밑 추격
중국의 무인우주선인 선저우(神舟) 8호와 소형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는 지난해 우주공간에서 도킹에 성공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뒤를 잇는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다. 작년에 공개된 중국의 스텔스 전투기 J-20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능으로 미국 국무부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보잉과 에어버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상용 대형 여객기를 자체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중국의 과학기술력은 이미 세계 수준으로 올라왔고 이를 기반으로 한 산업기술력도 선진국들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2010년 중국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1조9000억달러로 미국의 1조8000억달러를 처음 넘어섰다. 중국이 단순 조립가공 공장이 아니라 원료가공 부품 완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 강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지난 10년간 중국 수출품의 변화를 봐도 알 수 있다. 2000년 중국의 10대 수출 상품에는 신발 완구 광물 가죽 등 경공업과 1차산업 제품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광학정밀 철강 철도 선박 등이 그 자리를 꿰찼다.

한국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0년 국가별 기술수준 평가결과’를 보면 중국의 기술력은 아직 한국에 평균 2.5년 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반도체 자동차 LCD 기계 무선통신 선박 화학 철강 등 8대 품목의 경쟁력(2009년 기준)도 한국에 3.9년 정도 뒤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빠른 기술 발전으로 조만간 한국산 제품과 가격이 아닌 품질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추정되고 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석유화학 조선·해양 자동차 텔레비전 휴대폰 LED 시스템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7개 산업분야의 기술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는 중국이 한국의 주력상품을 하나씩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자동차 기술은 이르면 2015년에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고 휴대폰에서도 레노버 ZTE 등이 글로벌브랜드로 도약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찬수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전자산업의 연평균 기술진보율이 중국은 20.3%인 반면 한국은 2.4%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주력산업에서 양국 간 기술격차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기차 태양광 바이오 등 차세대 산업으로 넘어가면 중국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중국은 이미 2009년 전기차 양산체제에 진입했으며 태양광 풍력 등에서는 세계 1위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의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때 2010년 중국의 전기자동차 기술 수준은 105이고 2020년에는 격차가 117로 벌어질 것으로 봤다. 바이오 제약분야 역시 지난해 이미 중국(101.8)이 한국을 뛰어넘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