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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허술한 도심 환기구 관리…안전기준 없어 위험

[집중취재] 허술한 도심 환기구 관리…안전기준 없어 위험
입력 2014-10-18 20:18 | 수정 2014-10-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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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도심 곳곳에 있는 환기구들.

    지하철역 주변에는 이렇게 바닥에 나 있기도 하고요.

    요즘 짓는 지하주차장은 환기구가 이렇게 솟아 있지만 그리 높지 않아서 올라가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크고 작은 추락사고가 끊이지를 않는데요.

    현행법상 안전기준도 없다고 합니다.

    이동경, 홍신영 기자가 실태와 문제점을 차례로 보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이번 사고 현장 근처에 있는 비슷한 환기구입니다.

    사고 당시처럼 철제 덮개 위에 올라가 봤습니다.

    발에 힘을 실어 누르자, 성인 남성 한 명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흔들립니다.

    덮개 아래는 지하 10미터 바닥.

    한 손으로도 쉽게 들릴 정도로 고정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람의 접근을 막는 건 환기구 주위에 둘러쳐진 줄이 전부.

    경계석도 무릎 높이인 50cm에 불과해 아무나 쉽게 오를 수 있습니다.

    "펜스를 차라리 치면 모르죠. 빠져도 모르겠네."

    서울 도심의 환기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종로3가 인도 한복판에 자리 잡은 환기구.

    이렇게 부서진 환기구 위를 어쩔 수 없이 걸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볍게 뛰었을 뿐인데 요란한 소리를 나고, 곳곳이 움푹 주저앉아 손가락이 들어갈 정돕니다.

    철골이 끊어지거나 떨어져 나간 곳도 있습니다

    ◀ 박종국/건설노조 안전국장 ▶
    "용접 부위가 다 절단된 거예요."
    (원래는 다 연결돼 있었는데요?)
    "네, 어느 한 군데 성한 데 없이 상판이 다 내려 앉았어요."

    그런데도 인도 폭이 좁다 보니 좀처럼 환기구를 피해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 전상팔/시민 ▶
    "안정성에 문제가 있죠."
    (왜요?)
    "불안해. 왜? 소리 나잖아요. 언제 무너질지 모른단 얘기죠."

    접근을 막기는커녕, 바로 옆에 벤치가 놓인 환기구까지.

    허술한 환기구 관리로 보행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동경입니다.

    =========================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세계불꽃축제.

    환기구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불꽃놀이를 구경합니다.

    어른 키만 한 높이로 떨어지면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

    경찰이 나서서 내려오라고 소리칩니다.

    "학생, 내려가시라고요. 내려가세요, 다!"

    국내 환기구에 대한 안전기준은 아예 없습니다.

    건물에 맞춰 높이와 크기, 위치 등에 대한 설치 기준만 있을 뿐, 어제 사고처럼 올라갔을 때를 가정한 시설 기준은 없습니다.

    건물주의 안전 의식에만 의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오를 수 없게 높이 짓고 주변에 조형물을 설치해 접근 자체를 막아놓은 환기구도 있습니다.

    파리와 같은 유럽의 도시에서는 환기구가 휘어진 원통 모양으로 되어 있어 사람들이 아예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일본 역시, 환기구가 여러 가지 조형물로 되어 있거나 사람 키보다 높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 조원철/연세대학교 교수 ▶
    "높이 올려서 조금 조경을 잘해 도시 광고물로 쓴다던지, 도시 조경물로 만들어서 안전하게 사람이 올라가지 않게 하고..."

    전문가들은 기존에 있는 환기구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새로 건물을 지을 때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장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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